[기고] 나침반도 없이 맞는 '비디오 퍼스트' 시대

입력 2017-02-19 18:12  

온라인 동영상으로 재편되는 시장
페이스북 구글 등 서비스경쟁 치열
한국은 통계조차 없이 규제논의만

김유탁 < 한국온라인광고협회장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정보기술(IT)·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TV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도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동영상 광고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광고협의회(IAB)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미국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39억달러(약 4조4400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78% 늘어난 16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IT업계도 급성장하는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비디오 퍼스트(video-first)’ 전략을 내걸고 모바일 TV로 중심축을 움직이는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자체 TV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 위해 MTV에서 드라마 제작을 총괄한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90초 이상의 동영상에 15초 이내의 중간 광고를 삽입하는 상품도 1월부터 테스트 중이다. 구글과 양분한 온라인 광고 시장이 성장 정체를 맞자 페이스북이 거대 광고주들이 포진한 방송광고 시장으로 사업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연간 TV 광고 시장 규모는 페이스북 분기 매출의 10배가량인 700억달러(약 79조98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 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구글도 수성에 나서고 있다. 유튜브 영상 창작자가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아프리카TV의 별풍선처럼 1인 창작자를 후원할 수 있는 슈퍼챗 기능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도 출시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조차 없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매년 국내 방송통신광고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지만,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 영역에 대한 집계는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IAB가 2007년부터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를 집계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소셜미디어 광고 시장도 집계 영역에 추가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산업 경계를 허물며 동영상 시장으로 돌진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안갯속에서 동영상 사업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에 대한 통계는 일종의 나침반이다. 사업 전략을 짜기 위한 기본 자료이며 정부 정책의 밑바탕이다. 기본적인 통계 없이 추상적인 논리만 갖고 만든 전략이나 규제 정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공산이 크다. 최근 규제당국은 포털 등 인터넷 기업 규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작년부터 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문가 논의를 진행해 자료가 충분히 축적됐다는 언급도 있었다. 규제의 근거가 될 해당 자료에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에 대한 공신력 있는 통계도 포함돼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가 비디오 퍼스트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추측만으로 섣부른 규제정책을 만들 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 통계부터 정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김유탁 < 한국온라인광고협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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